대자연의 무한한 힘은 더 한층 존경심을 가지고, 또 우리가 무식하고 허약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믿을 만한 사람이 증명한 것으로서, 진실일 듯 싶지 않은 사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것을 믿지 못하겠거든, 적어도 판단을 유예해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일을 불가능하다고 결단을 내리는 것은 당돌한 자부심이며, 가능성의 한계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다고 잘난 체 하는 것이다. 불가능과 범상치 않음의 차이, 그리고 자연의 흐름이라는 질서에 반대되는 것과 일반 사람들의 의견에 반대되는 것 사이의 차이를 충분히 이해한다면, 또 경솔하게 믿지 않고 쉽사리 믿지 않지도 않는다면, 사람들은 킬론이 권장하는 '아무것도 지나치지 않게'라는 규칙을 지키게 될 것이다.
나는 이성으로 어떤 사물을 이렇게 결단적으로 그릇되고 불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하느님의 의지와 우리 어머니인 대자연의 힘에 한계와 제한이 있다는 생각으로 자기를 우월한 처지에 두는 수작이며, 그리고 이런 일을 우리의 능력과 역량의 척도로 다룰 수 있다고 보는 일은 세상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미친 수작이라는 것을 알게 된 까닭이다.
강물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자가 처음으로 강 앞에 나왔을 때에, 그는 그것이 대양인 줄 알았다. 이와 같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큰 사물들은 그것이 자연이 만들어 낸 극한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큰 강이 아닐지라도 그보다 더 큰 것을 못 본자에게는 크게 보인다.
한 나무와 한 인간을 두고도 그러하니, 모든 종류에게 각자가 본 가장 큰 것은 거대하게 보인다. (루크레티우스)
오만과 호기심은 우리 마음에 대한 두 가지 천벌이다.
호기심은 우리들이 무슨 일이건 참견하려 하게 하고, 오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확실하지 않은 채 두지 못하게 한다.
세상의 모든 이치와 사물을 내가 본 세상으로 판단하려고 하지 말아라. 내가 아는 만큼, 내가 본 만큼의 이치와 생각으로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없다. 내가 본 세상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것은 어리석은 수작이다. 오만함과 자신감으로 내가 다 알고 있다라는 거만함으로 결정 내리지 말라. 차라리 유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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