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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순환시스템,디지털 독재,그레이트 게임

라미뉴 2020. 3. 4. 19:32

달러 순환 시스템

 

'달러 채무 순환 체제'

제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은 독일에 전쟁 배상금의 2.5배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이 돈으로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에 배상금을 지불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에 대출금을 갚았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독일에 엄청난 돈을 빌려주었다.

 

'달러 석유 순환 체제'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석유를 달러에 연동하여 사우디아라비아등 산유국들이 석유를 팔아서 번 돈으로 미국 채권을 매입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순환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되었다. 이 국가들이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그 돈으로 미국 채권을 구입하여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달러 순환 시스템의 세 번째 단계가 완성되었다. 상품이 석유를 대체한 것이다. 특히 이 단계에서 중국이 저비용으로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으로 수출해 엄청나게 돈을 번 다음, 그 돈으로 다시 미국 채권을 매입하는 순환을 반복하여 막대한 양의 달러화를 축적한다. 미국의 달러 순환 시스템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강력한 무기로 발전했다. 즉 미국은 대외 채무를 져도 달러를 발행해서 갚아버리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국 지린대학교의 리샤오 교수는 "미국이 대회 채무를 달러로 계산하지 않고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로 계산할 때 정말 몰락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로화와 중국의 위안화는 끊임없이 달러가 차지한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디지털 독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에서" 인간의 권위가 빅데이터 알고리즘으로 넘어가고, 권위주의 정부가 알고리즘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절대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디지털 독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독재는 군,경찰등 물리력으로 통치하는 전통적 독재와 달리 선거를 통해 선출된 권력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권에 유리하게 여론을 조작,왜곡,확산시켜 통치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디지털 독재는 이미 많은 국가에서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고 있고, 그런 길을 가고자 하는 국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의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이면에는 이런 감시 전체주의의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그레이트 게임

 

19세기부터 20세기 초 러시아 제국과 영국이 유라시아 패권을 두고 벌였던 전략적 전쟁을 말한다. 제국주의 시대인 19세기 초 러시아가 남진을 한 것이 시작이었다. 러시아는 오스만 제국, 프랑스, 영국, 사르데냐 왕국이 결성한 동맹국에 패퇴했고, 일대에서 장악력을 상실했다. 그 후 동아시아로 눈길을 돌린 러시아는 청나라와 조선으로 남하하는 동진 정책을 펼쳤다. 이에 맞서 영국은 일본과 손을 잡았다. 영국의 신식무기로 무장한 일본이 러일전젱에서 승리하며 대결은 마무리되었다. 무리한 전쟁으로 러시아는 급격히 국력을 상실했다. 1차 그레이트 게임은 급팽창하는 독일에 맞서 1907년 러영 협상을 맺음으로써 일단락되었다. 그레이트 게임의 가장 큰 피해자는 조선이었다. 아관파천을 계기로 러시아가 조선에 개입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영일동맹은 러시아의 '남진'을 저지하겠다는 공통의 목적이 합을 이룬 것이다. 러시아와 영국의 상호 견제는 조선의 개항을 지연시키는 결과와 아울러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는 조건이 되게 했다. 그레이트 게임은 궁극적으로 조선을 제구구의 희생물로 만들었다.

 

2차 그레이트 게임은 새로운 이념과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1917년 볼셰비키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러시아는 유라시아를 붉은 대륙으로 만들고, 동유럽을 위성국가로 삼았다. 서방 제국의 중심이었던 영국과 떠오르는 미국은 공산주의 진영에 맞서 이념 전쟁을 펼쳤다. 히틀러의 독일이 부상하면서 멈추는 듯 했지만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간의 2차 그레이트 게임은 이번에도 한반도에 '한국전쟁'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남겼다. 또다시 우리가 희생양이 된 것이다.

 

다시 한반도에서 3차 그레이트 게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북핵을 둘러싸고 한반도 상공에서 북.중.러.대한.미.일의 게임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지만 2018년 북미 정상회담과 대화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대립각에 균열이 일어난 점은 다행이다. 100년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데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러시아가 다시 동쪽으로 돌아오고 있다.

 

[[발췌: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