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일의 기쁨과 슬픔/장류진 소설집

라미뉴 2020. 2. 25. 15:33

소감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쁨과 슬픔이라는 관점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기쁨, 슬픔이라는 두 단어만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기쁨이라는 단어에 포함시킬 수 있는 행복, 만족, 설렘 등의 감정들과 슬픔이라는 단어에 포함시 킬 수 있는 불행,불만족,불평,화남 등의 감정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혼을 앞 둔 여자의 기쁨과 그 과정중에 겪게 되는 슬픔, 무명 기타리스트의 슬픔과 유튜브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때의 기쁨, 협상 결렬로 인한 슬픔, 가정 도우미의 도움으로 느낀 순간의 기쁨, 그 사람으로 인해 느껴지는 불편함,불만족으로 인한 슬픔, 과거에 짝사랑했던 여인과 갑작스런 여행의 설렘으로 인한 기쁨, 그러나 자신의 계획과는 다른 결과에 대한 불만의 슬픔등... 항상 기쁨과 슬픔은 시간차로 항상 우리의 주위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슬프다고 세상이 무너질 이유가 없고, 기쁘다고 세상을 얻을 일도 없는 듯 합니다.

 

낭독하고 픈 부분

 

p.51

굴욕감에 침잠된 채로 밤을 지새웠고, 이미 나라는 사람은 없어져버린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되었다고, 그런데도 어김없이 날은 밝았고 여전히 자신이 세계 속에 존재하며 출근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마주해야 했다. 억지로 출근해서 하루를 보낸 그날 저녁, 이상하게도 거북이알은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포인트로 모닝커피 마시고, 포인트 되는 식당에서 점심 먹고, 포인트로 장 보고, 부모님 생신선물도 포인트로 결제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더 보내고 나서 그녀는 모든 것을 한결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었따. '원래 내가 받았어야 하는 건 포인트가 아니라 돈인데.....사실 돈이 뭐 별건가요? 돈도 결국 이 세계, 우리가 살아가는 시스템의 포인트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죠." "어떻게요?" "포인트를 다시 돈으로 바꾸면 되는 거잖아" 그때부터 거북이알은 포인트를 돈으로 전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나섰다고 했다.

 

p171

여자는 이 '무난하다'는 평균의 가치가 역설적으로 얼마나 희소한 것인지를 해가 지날수록 체감하고 있었다. 여자의 친구들은 모든 면에서 모나지 않고 안정적인 김을 소개받은 여자를 부러워했다.

 

p.209

나는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후회하는 몇가지 중 하나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애써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내 안 어딘가에 끈질기에 들러 붙어 있고, 떼어내도 끈적이며 남아 있는, 날 불편하게 만드는 그 것, 내가 그것을 다시 꺼내는 데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꺼내서 마주하게 되더라도 차마 똑바로 바라보기는 힘들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